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우리는 감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나라와 인간은 세상에 없다는 것을 몸소 겪으며 알게 되었다. 기생충증은 감염병의 한 형태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기생충감염은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소였으나, 경제 발전과 더불어 수십 년에 걸친 장내기생충감염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집단관리사업으로 토양매개성 기생충의 토착 감염은 근래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낮아졌다. 그러나 삼일열말라리아 등 사라졌다고 여겨졌던 기생충증의 재유행 현상과 국외로부터 유입되는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기생충증은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외 교류는 현재는 코로나19로 주춤한 상황이지만 여행, 이민, 유학, 사업, 군대의 파견 등으로 계속 확대되었고,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이 가깝게 되면 또다시 이전보다 더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류세(anthropocene)라고 불리는 이 시대에 인간의 활동, 특히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기후 온난화 현상은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의 과제가 되었고 감염병, 열대병, 기생충병은 그와 연계되어 과거보다 더욱 심각하게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된다.
기생충학, 열대의학은 국제보건의료 분야에서 소위 질병 퇴치 분야로 중요시되고 있다. 특히 소외열대질환(neglected tropical disease)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더 늘어나고, 이들 질환의 대부분은 기생충감염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다. 기생충학은 또한 기초의학의 한 분야로 의학 공부에 있어 필수적인 학문이다.
이 책은 의과대학생이나 보건의료에 관한 공부를 하는 학생이나 사람기생충학에 대한 기초 지식을 알고자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수준과 분량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해를 돕기 위하여 사진과 그림을 많이 수록하였다. 사람기생충에 대한 상세한 자료들을 빠짐없이 기술하기보다는 필수적인 내용을 위주로 담아내려고 노력하였으며, 최근 사정을 포함하여 시대적인 상황과 현장감이 있도록 기술하였다. 저자들의 공동작업으로 이 책의 재판이 나올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직간접적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 책을 보고 읽음으로 사람기생충학에 대한 공부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바라며, 기생충이라는 신비한 생명체를 접하고 그 숙주인 인체와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생충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명확한 지식과 사랑을 가지고 그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귀한 사람들이 더 많이 생겨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차례
총론
각론
Chapter 01 원충류
Chapter 02 선충류
Chapter 03 흡충류
Chapter 04 조충류
Chapter 05 의용절지동물
Chapter 06 기생충 검사법
Chapter 07 실 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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